이계원 회장, “코로나19로 정체된 스포츠 활동에 고무적인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

▲ 사진=최상기, 황정훈 기자

느닷없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생활체육 부분에서 그 변화를 현저하게 느낄 수 있었다. 운동은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부분에서도 중요하지만 타이트한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동호인들과 함께 땀 흘리며 날리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삶의 윤활유이기 때문이다.

근 10개월 동안 전 세계적으로 모든 스포츠 경기나 활동이 중단되고 정지됐다. 일본에서 개최되기로 했던 올림픽마저도 내년으로 연기될 만큼 그 파장은 대단했다. 하루아침에 일상을 접고 반강제적으로 해야 했던 ‘집콕’은 생각보다 부대낌이 컸다. 그동안 수차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사람들은 혼란을 겪었고 재개될 날을 기다리며 지루하고 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강서구립배드민턴장에서 친목을 다지면서 개인 건강을 지키던 제일클럽으로부터 자축 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코로나19는 아직 지속 되는 중이고 생활체육 완전 개방은 시기상조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있었지만 솔직히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만추의 계절에 색색으로 물든 단풍들이 찬바람에 오소소 떨어져 날리던 휴일, 강서구 방화동 제법 외진 곳에 위치한 제일배드민턴 코트장을 찾아갔다. 방화대교 상판을 지붕 삼아 소박한 모습으로 자리한 체육관, 입구에서부터 즐비한 자동차들과 멀리서도 느껴지던 생동감은 그들이 얼마나 이런 시간을 기다려왔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가뜩이나 예민한 시기이기에 소모임이나마 운영진들의 준비부터 녹록지 않았으리라 짐작이 됐다. 하루 전부터 코트장 곳곳을 소독하고 마스크 착용 및 개인 방역수칙을 강조했던 만큼, 100여 명 가까운 회원들이 띄엄띄엄 앉아서 질서 있게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제일배드민턴클럽의 역사는 유구하다. 현재 이계원 회장이 27대라니 각각의 임기 2년씩을 계산해도 족히 50년이 넘는 역사다. 회원 수 또한 150명이나 된다니 작은 단체가 아니다. 그들을 아우르면서 끌어오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이 회장은 회원 모두의 협조와 한마음이 가장 든든한 힘이었다고 회원들에게 공을 돌린다.

오랜 기다림 뒤의 모임답게 회원들은 들뜬 모습이었고 나름대로 체계와 질서 속에서 색소폰으로 일단 분위기를 띄웠다. 이후 감사패 전달, 표창장 등 식전 행사가 이어졌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 호명하며 꽃 한 송이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흐뭇했다. 바닥에 넙죽 엎드려 절하는 이계원 회장의 소탈한 모습 속에 묻어나는 진실함이 그가 얼마나 클럽에 애정을 지니고 있는지 여실히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번 대회는 순수하게 자축대회였다. 한 달 5천 원에 불과한 회비는 언제나 재정적 부족함을 느끼게 하지만 이런 행사를 치를 때마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추렴하는 부분은 제일배드민턴클럽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는 자원이라고 말한다.

생활 스포츠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크다. 장소와 대상 구분 없이 건강한 신체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이 기본으로 뭉쳐 단체가 되고 결국은 서로를 배려하는 동지애나 형제애가 될 터이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의 대소사나 애경사를 함께 챙기면서 생겨나는 끈끈함이 제일 배드민턴이 50년 동안 존재하는 이유가 됐으리라.

▲ 가운데 이계원 회장 /사진=최상기, 황정훈 기자

이계원 회장은 현재 임기 1년을 남기고 있다. 이회장은 그동안 스포츠를 통해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아우르면서 운동을 독려하고 건강지킴이로 활동한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다리 밑 공간 활용이라는 장소적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샤워장을 설치하고 LED 교체 등 시설 보수를 한 것도 보람 있었던 성과였단다. 이제 비가 오면 물이 차는 바닥 보수 공사만 남았는데 그 또한 구청으로부터 얼마간의 추렴을 받아 해결될 듯하니,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할 것 같다.

함께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따뜻한 차를 나눠 마시며 화기애애하게 치른 대회는 긴 시간 코로나로 움츠리고 있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대신 펴는 일이었으리라. 후반 여자 회원들끼리 경합한 3:3 게임, 그리고 배드민턴 관련 OX 퀴즈로 시종일관 즐거웠던 하루로 회원들은 일상의 에너지를 듬뿍 얻었을 것 같다.

배드민턴 경기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라 조를 이뤄 가벼운 셔틀콕 한 개를 주고받으며 호흡을 맞춘다. 파트너를 배려하고 응원하면서 상대방을 예의주시하며 집중하는 사이에 진정한 스포츠맨십도 정립되는 것이리라. 운동하면서 땀을 흘리고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은 다변화하고 불투명한 시대에 가장 바람직하고 건전한 건강지킴이가 아닐까 싶다.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생활체육인들이 마스크를 벗고 맘껏 함성 내지르며 코트를 누빌 날이 오기를 바란다. 아울러 제일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의 건강한 삶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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