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준 칼럼니스트

사람이면 누구나 날씨에 의해서 자신의 컨디션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또한 그 때의 컨디션에 따라 일의 능률이 차이가 나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삼단논법으로 정리하면 ‘날씨, 즉 기상조건은 사람이 하는 일의 성과를 좌우한다’고 추정해도 좋을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영상 20도의 쾌적한 사무실에서 10초에 60번 정도 키보드를 두드리던 사람이 영상 10도로 조금 쌀쌀한 실내에서는 40번밖에 못 친다고 한다. 또 너무 추운 방에서 사색이나 정밀한 연구를 할 때는 망각률이 12퍼센트나 상승한다고 한다. 날씨가 추울 때는 생리적으로 몸을 떨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막으려고 몸속에 있는 산소를 소비해야 하는데, 그러면 두뇌 활동에 사용할 산소가 모자라 일의 능률이 저하되는 것이다.

사람의 활동에 가장 알맞은 기상 조건은 18~20도의 온도와 습도가 40~70퍼센트일 때다. 대체로 가을철의 낮 12시에서 오후 2~3시까지의 날씨 상태다. 그러나 이러한 기상 조건도 일의 종류나 작업 장소 또는 작업자의 신체조건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기상 조건과 작업 능률과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20도에서의 작업 능률이 100퍼센트라고 했을 때, 24도에서는 83퍼센트 정도이고, 한여름의 30도의 기상 조건에서는 63퍼센트 정도가 된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일의 능률이 높은 기상조건도 달라진다. 은행 일 같은 사무 작업은 16~20도 사이의 온도에서 능률이 최대가 되고 사무 착오도 가장 적게 발생한다. 또한 기계를 사용해서 일하는 육체노동자의 경우에는 10~16도 사이의 기상조건을 유지할 때 작업자의 불만과 사고 발생이 적고, 생산도 최고가 된다는 분석이다.

적정 기온 유지를 위해 처음부터 그 기온으로 조절하는 것보다는 시간에 따라 기온을 약간씩 상승시켜서 쾌적온도에 이르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적당한 기온의 변화는 작업자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게 되어 작업 능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계를 벗어나 너무 큰 기온 변화를 주게 되면 작업자는 권태감이나 위축감을 느낄 수 있다. 급격히 기온이 변화할 때 더 큰 영향을 받는 쪽은 육체적인 작업보다는 정신적인 작업 종사자가, 남자 근로자보다는 여성 근로자가 더욱 민감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작업장의 기상 조건은 작업 능률과 성과를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업장의 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각종 ‘직업병’이 생각 우려가 높다. 그러므로 작업장의 환경을 좋게 하는 일은 근로자나 회사 모두에게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조석준 칼럼니스트.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제9대 기상청장(2011.2~2013.3).전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위원. (사) 한국신문방송인클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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