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재판 곳곳에서 암초 만나

기사승인 2020.07.07  08: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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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관계는 인정되나 죄가 되진 않아'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재판 곳곳에서 암초 만나

   
 

'사실관계는 인정되나 죄가 되진 않아'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검찰의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가 재판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고 있다. 지난해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권력형 범죄'라는 판단하에 개시됐던 검찰 수사가 변호인은 물론, 재판장, 증인과도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씨의 1심 재판에선 재판장이 조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정경심(58) 교수 관련 사모펀드 혐의에는 '사실관계는 인정되나 죄가 되진 않는다'는 취지로 밝혀 검찰은 고민에 휩싸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일가 수사를 결심한 계기는 조범동의 단독 범행이 아닌 조국 부부의 사모펀드 비리 의혹이었기 때문이다. 검찰 측은 "조범동 재판부의 판단에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한 상태다.

 

檢 고민하게 만든 조범동 판결

조국 일가에 대한 법원의 첫번째 판단인 조범동의 1심 결과를 보면 20여개에 달하는 조씨의 범죄 사실과(대부분 유죄 인정) 검찰이 조씨와 정 교수가 공모했다고 주장한 세 가지의 범행이 등장한다. 공모한 세 가지 중 두 가지는 사모펀드 비리 혐의, 하나는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전 벌어진 증거인멸 혐의다. 법원은 이중 조씨와 정 교수의 증거인멸 교사 공모만 인정했다. 사모펀드 비리 혐의에는 아래와 같이 판단을 했다. 검찰이 가장 강력히 항의하는 부분이다.

 

■ 조범동 판결내용 中

「피고인(조범동)이 조국의 배우자인 정경심과 거래하며 정경심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허위문서나 증빙자료 작성 등 허용되지 않고 비난가능한 행위를 한 사실은 확인된다. 그러나 피고인이나 권력자의 가족이 권력의 힘을 이용하여…범행이 이루어졌다는 근거가 증거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조범동 재판장(소병석 부장판사)은 정 교수의 사모펀드 혐의를 도덕적으로 비난할 순 있지만, 죄가 되진 않는다고 봤다. 조국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의 계기였던 '검은 유착에 의한 권력형 범죄'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현직 검사는 "수사팀 입장에선 수사의 계기가 부정된 것이라 뼈아픈 판결일 것"이라 말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도 "현재로선 조범동 재판부의 판단과 우리 측 입장이 크게 다르진 않다"고 했다.

 

"사실은 맞지만 죄는 되지 않는다"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재판에서도 '도덕적으론 비난받을 수 있지만 죄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은 물론 검찰과 재판장(김미리 부장판사)이 충돌하는 일이 있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비위 감찰을 중단했다고 본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특감반원은 민정수석의 지시를 따르는 부하직원"이라며 감찰 중단이 아닌 종결이라 주장한다. 사실 관계를 다투지 않더라도 죄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5월 조 전 장관의 첫 재판에서 재판장은 변호인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하며 검사와 충돌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월 재판 中

「 조국 변호인(변)=(유재수 사건 등 수사기관 이첩) 민정수석이 최종 결정하는 것 맞죠?

이인걸 전 특감반장(이)=네, 그렇습니다. 변=지시를 받으니, 증인 판단이나 결정이 들어가는 건 아니잖아요. *특감반은 민정수석의 지시 수행 의무만 있다는 취지 …(중략) 재판장(재)=검사님, (특감반) 업무가 이렇게 이뤄진 것 같아요. (특감반 감찰) 관련 규정도 미비하고. 검찰(검)=아닙니다. (고유한 수사 권한이 있는) 검사도 결재는 받습니다. 재=그거랑 다르죠. 그 구조를 그대로 가져와 얘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검=대통령비서실 직제 7조 2항(청와대 특감반 감찰규정)에 대해 재판장님이 판단을 하시면 됩니다. 재=하하하, 알겠습니다. 판단이 필요하면 공부를 하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법정에 있던 이정섭 부장검사는 윗선의 결재를 받는 특감반을 검사에 비유하며 특감반원은 민정수석의 단순 지시 수행을 넘어 고유한 감찰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미리 재판장은 "그건 아니다"며 현장에서 이례적인 반박을 했다. 양측은 검찰 측 참고인이 법원 출석 전 검사실에서 자신의 조서를 열람한 것을 두고도 "이런 것은 처음본다. 놀랐다"(재판장), "이런 걸 처음봤다고 하신 것이 더 놀랍다"(공판 검사)며 신경전을 벌였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재판에선 "이 사건은 검찰 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조국)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 보는 일부 시각이 존재해 매우 조심스러운 잣대가 필요하다"며 검사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이 부장검사는 지난 3일 "(이번 수사는) 피고인을 겨냥한 것이 아닌 수사전문가로서 부끄럽지 말자는 생각뿐이었다"며 장문의 입장문을 읽었다.

정경심 재판에선 강압진술 의혹

정 교수의 재판부에서도 지난 2일 정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 증거가 담겨있던 동양대 PC를 임의제출한 동양대 교직원이 "검사가 강압적이고 무서워 진술서에 불러주는 대로 적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정 교수 변호인단은 검찰이 동양대 PC를 위법하게 수집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에 힘을 보태는 진술이다. 같은 날 법정에 출석한 다른 동양대 직원이 "(PC제출 당시) 분위기가 좋았다"며 상반된 진술을 했지만 검찰에겐 부담되는 상황이다.

"국정농단 재판도 하급심은 엇갈려"

조국 일가 수사팀 내부에선 "첫번째 재판의 1심 결과가 나왔을 뿐"이라며 "다른 재판부의 판단도 기다려보겠다"는 신중한 분위기다. 특수수사를 담당했던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국정농단 재판의 경우도 1·2심에선 서로 다른 피고인의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했지만 대법원에선 결국 국정농단 특검의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섣부른 예단은 이르단 지적이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 개시 당시 수사 대상자가 현직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만큼 검찰권의 신속한 발동이 필요한 지점도 있었다"며 "검찰 입장에선 남은 재판에서 수사의 정당성을 입증해갈 숙제가 생긴 상황"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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