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女빨치산 혁명가 황순희 장례식 "...김정은 불참

평양에서 국장으로 치러진  고 황순희의 장례식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지난 17일 사망한 북한 '혁명 1세대' 황순희의 장례식이 평양에서 국장으로 열렸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며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인 항일혁명투사 황순희 동지의 장의식이 19일 평양에서 국장으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장례식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당·정·군 고위간부 70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 위원들과 유가족이 참석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고 황순희의 빈소를 찾았다.

황순희는 과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 등과 함께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한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 인물로 올해 100세다.

그는 6·25 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류경수 전 105탱크사단장의 아내로, 이들 부부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숙의 주선으로 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맥과 빨치산 출신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조선혁명박물관 시찰 때 휠체어에 탄 황순희를 끌어안는 등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의 조문 장면이 담긴 조선중앙TV 영상에서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의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의 의전담당'으로 잘 알려진 김 부장은 고인 황순희의 사위이기도 하다.

김창선의 사망한 전처인 류춘옥은 황순희·류경수 부부의 외동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의 가까운 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과는 사별했지만, 검은 상복 차림으로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으로 볼 때 다른 자녀가 없는 장모상에서 사실상 상주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구차는 평양 시민의 애도 속에 대성산혁명열사능으로 이동했다.

국가장의위원장을 맡은 최 제1부위원장은 영결식 애도사에서 "우리는 혁명위업의 승리를 위해 한생을 견결하게 투쟁하여온 황순희 동지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며 백두에서 개척된 혁명의 길을 꿋꿋이 걸어나갈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유해는 남편 류경수의 묘에 합장됐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명의로 화환이 진정됐다.

황순희는 지난 17일 10시 20분 급성폐렴으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북한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는 황순희 장례에 조의문을 발송했다.

대사관 페이스북 계정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지난 18일 최룡해 국가장의위원장 앞으로 보낸 조의문을 통해 황순희의 '북러 친선 강화 공로'에 감사를 표하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황순희는 지난 2005년과 2010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다른 빨치산 동료들과 함께 '조국전쟁 승리' 기념메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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