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헌법개정... 대외적 '국가수반'으로 김정은 공식화

기사승인 2019.07.11  16: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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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헌법개정... 대외적 '국가수반'으로  김정은 공식화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북한이 김정은 2기 출범을 계기로 헌법 개정과 권력 기관을 재편하며 '김정은식' 사회주의 정상국가의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월 11∼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방향으로 권력 체제와 기능을 수정·보완한 헌법을 개정했다.

헌법 개정을 통해 드러난 권력 시스템 변화의 핵심은 국무위원장에 '실질적 국가수반' 뿐 아니라 '대외적 국가수반'의 지위도 모두 부여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명실공히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지도자로 공식화한 것이다.

개정헌법 100조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는…최고영도자"로 못 박았다. "국가를 대표하는"은 종전 헌법에 없었던 표현이다. 대외적으로나 법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지위를 공고히 한 것이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국가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한다"로 적시했다. 두 직책 모두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지만, 국무위원장은 실질적·대외적 국가수반의 지위를 모두 갖춘 '최고영도자'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상징적인 외교 업무로 국가 대표성을 한정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서 해임된 김영남은 헌법에 따른 대외적 국가수반이라고 명시할 수 있었지만, 후임인 최룡해는 일부 외교 의전업무에 국한된 국가수반의 역할이어서 김영남처럼 부를 수 없게 된 것이다.

북한 매체가 최룡해의 직책에 대해 항상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이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나중에 소개하는 것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무위원장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 신임 최룡해 상임위원장은 외국 대사의 신임장을 받는 활동과 함께 중국·러시아·쿠바·시리아 등 특별한 우호 국가 최고지도자를 제외한 일반 국가의 대통령과 축전을 주고받고 있다.

대외적 국가수반인 김정은 위원장이 해야 할 외교활동 중 일부를 최룡해가 대신하고 있던 셈이다.개정헌법이 국가수반의 지위를 굳이 두 직책에 부여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스타일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의 정세 변화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미국, 중국, 러시아, 쿠바 등 주요 국가와 수차례 정상외교를 활발히 벌였고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대외활동을 극도로 꺼려 1998년 9월 공식 집권하면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대외적 국가수반 지위를 부여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활발한 정상 외교와 대외활동을 벌이는 만큼 대외적 국가수반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완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굳이 외국 대사의 신임장을 받는 등 일반적인 외교업무까지 도맡아 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런 특이한 이중적 국가수반의 지위가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개정헌법에는 군 통치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도 대폭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종전 헌법에 적시됐던 '선군정치' 용어는 이번 헌법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특히 종전 국무위원장의 군 지위에 대해 "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에서 "공화국 무력총사령관"으로 수정했다. 과거 북한의 헌법이나 노동당 규약 등 주요 법적 문서에 '무력총사령관'이란 표현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미묘한 수정으로 보이긴 하지만, 종전엔 포괄적 지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무력총사령관'이라는 지위와 직책의 성격을 모두 담아 김 위원장이 군 통수권자임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 매체는 헌법 개정 이전 김정은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지칭했으나 이후에는 "공화국 무력최고사령관"으로 바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무력총사령관이란 호칭은 북한 정권 수립 이래 처음 등장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는 물론 국방까지 무력 전반을 총괄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이런 헌법 수정은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국정 운영의 시스템을 일반 사회주의 국가처럼 노동당 중심으로 정상화하는 것과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김정일 체제에서 '선군정치'의 이름 아래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던 군부를 노동당의 통제 속에 가두고 오로지 김정은 위원장의 지휘와 명령에만 철저히 복종하고 움직이도록 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 매체들은 국가 행사에 참석한 고위간부들을 소개할 때 정치국 위원 등 권력 순이 아니라 당·정 간부들을 먼저 서열순으로 호명한 후 군 간부들을 별도로 소개하는 등 군의 국정 개입을 배제하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개정헌법이 국무위원회의 임무·권한과 관련, 기존의 "국방건설사업을 비롯한 국가의 중요정책을 토의 결정한다"에서 "국방건설사업을 비롯한"을 삭제한 것도 선군정치 퇴색의 연장선에서 읽힌다.

군을 중시하면서 군과 국방 업무를 별도로 강조했다면 이제는 전반적인 국가 정책의 하나로 군 일변도 정책의 탈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정권 들어 선군에서 선당으로 국정운영 기조가 바뀐 만큼 헌법에서 삭제된 건 당연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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