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KBS 뉴스 방송 캡처

[코리아데일리=김지희 기자]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들이 박삼구 회장을 위한 기쁨조로 강제 동원됐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KBS에서 단독 입수해서 보도한 승무원들의 박삼구 회장 환영행사 노래와 율동 연습 동영상이 공개된데 이어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익명의 아시아나 승무원 A씨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는 인터뷰에서 “회장님의 입맛에 맞게 노래를 개사하고 ‘너는 울고 너는 안기고 너희는 달려가서 팔짱끼어라’ 주문들을 들었다. 정상적인 행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생들은 교관님들에게 그런 주문을 받는다. 교관님들은 그 윗분들에게 지시를 받고 회장님이 좋아하시는 거에 따라서 점점 내려오는 게 아닐까”라고 추측하며 자신이 직접 겪는 내용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회장님이 들어오면 교관들부터 눈물을 흘린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저희가 멀뚱멀뚱 가만히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각 승무원 교육생들이 할 행동과 멘트 등을 사전에 정해놓고 연습한다고 주장한 A씨는 “회장님이 들어오시기 전 3~4명 정도를 골라서 회장님이 복도에서 걸어오실 때 달려가서 반기는 역할을 정한다. 누구는 왼쪽 팔짱, 누구는 오른쪽 팔짱을 끼고 딱 붙어서 모셔오라고 한다”며 “‘회장님 이제 오셨습니까’, ‘회장님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기다리느라 힘들었습니다’ 등등 이런 멘트들을 하면서 모셔오면 회장님을 가운데 끼고 삥 둘러서서 기수와, 이름 등 준비했던 멘트를 한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밀착해서 ‘회장님 사진도 찍어 달라’고 말씀드리고 계속 조른다”며 “안아드릴 때 ‘회장님 한 번만 안아주십시오’라는 말은 삼가야한다고 지시받는 다며 ‘한 번만’이라는 게 회장님께서 기분이 나쁘실 수 있으니까. 이 정도까지 말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지시를 거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인턴으로 계약직 입사를 하게 된다. 1년 동안 계약기간 지나고 그때 소장님의 심사로 정직원으로 전환이 되는 시스템인데 그런 와중에 ‘저는 못 하겠다’, ‘저는 안 하겠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공개된 박 회장 환영행사 연습 동영상에서는 ‘장미의 미소’라는 드라마 주제곡을 개사한 이 노래를 부른다. 가사 내용을 살펴보면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이제야 회장님께 감사하단 말 대신 한 송이 새빨간 장미를 두 손 모아 드려요.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 아는지…." 등으로 민망할 정도로 박삼구 회장을 찬양하는 표현으로 가득 차 있어 논란이 일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이런 행사가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며, 교육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행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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