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김지희 기자]]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2007년 말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스님에게도 2억여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가 나왔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서울 소재 불교교육 기관인 능인선원의 주지로 있던 지광스님에게서 불교대학 설립 편의 등 청탁을 받고 2억원을 수수한 혐의다.

검찰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12월 대선을 며칠 앞두고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 스님을 만나라고 지시했고 이에 지광스님을 만나 돈을 받아왔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광스님이 주지로 있는 능인선원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했으며 신도 수가 2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선원 중 하나다.

이 혐의에 대해 김 전 기획관과 지광 스님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돈을 주고 받은 게 사실’이라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지광 스님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기획관 등의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추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이 파악하는 이 전 대통령 뇌물 액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검찰은 현재 삼성이 대납했다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의 소송 비용 60억원을 포함해 총 110억원대의 뇌물을 이 전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10억원대에 달하는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이르면 1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지광스님은 기자 출신으로 1980년 강제 해직된 뒤 출가했으며 서울 서초동에 능인선원을 개원한 이후 신도 25만명이 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도심 사찰로 키워온 인물이다. 그러나 2007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서울대 중퇴’ 경력이 허위임을 고백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학력위조가 포교와 사찰 확장을 위한 선전 과정에서 쓰였던 점 때문에 비난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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