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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대우건설 인수전에 국내 기업인 호반건설만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19일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이 써낸 가격은 1조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투입한 3조 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적정한 기업 가치를 제시하는 후보에 매각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이달 26일 이사회에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 4월경 호반건설과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이번 본입찰에서 분할매각 방안을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각 대상 지분 중 40%만 사들이고 나머지 10%는 3년 뒤 인수하는 방안이다. 당장에 필요한 매각 자금을 낮추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경영에 손을 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산업은행은 인수 가격뿐 아니라 회사 경영의 지속 가능성, 자금 조달의 현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단독 입찰도 유효하다”며 “오는 2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산은으로서도 대우건설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 향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으로 투자금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3위를 차지했다. 이번 인수협상 결과 대우건설을 품으면 국내 3위 건설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최종 인수하면 주택건설 업계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탄탄한 자금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금호건설과 동부건설[005960], SK증권[001510] 등의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고 최근 리솜리조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되면 산은으로선 ‘우량 기업을 해외에 헐값에 넘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예비입찰 의향서 접수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반면 미국, 중국 투자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 매각 가능성이 높았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4, 5위권 회사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면서 초대형 건설사로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의 2016년 매출액은 1조1815억 원이다. 호반건설은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아파트 전문 중견 건설회사로 매출의 90% 이상이 주택사업에서 나온다. 최근에는 주택경기 활황에 힘입어 수익성이 높은 택지지구에 아파트를 지었다.

건설업계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주택뿐 아니라 건축 토목 플랜트 환경 등 건설 전 업종을 다루는 대형 건설사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대우건설 매출의 약 23%는 해외 토목, 플랜트사업 등에서 나왔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이달 초 신년사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호반의 미래 비전 찾기에 전념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두 회사 합병으로 대우건설의 강점인 해외 건설 부문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수많은 해외 사업장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해외 공사 노하우가 적은 호반건설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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