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일본이 지난 16일 저녁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의 3차전에서 1-4로 굴욕의 패배를 당했다. 이에 바히드 알릴리지치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은 전반 3분 만에 FW 고바야시 유키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반격에 나선 한국에게 차례로 네 골을 먹었다. 한국은 김신욱의 헤딩 동점골을 시작으로 정우영의 중거리 프리킥 골, 김신욱의 추가골, 후반 공세에서 염기훈의 프리킥이 상대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세 골 차 대승을 거뒀다.

일본이 한일전에서 4실점 이상은 1-4로 패한 1979년 6월 16일 이후 38년 만이다. 아울러 안방에서 1-5로 패한 1954년 3월 7일 이후 63년 만이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굴욕의 참패"라고 비난했다. 경기 후 현장에서도 야유가 쏟아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스포츠호치'는 특히 관중석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을 향해 "물러나라"는 소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부임 이후 아시아 팀과 경기에서 3실점 이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포츠호치'는 속수무책의 지휘관이 한국에게 굴욕의 4실점 패배를 당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기량이 위였다. 힘과 기술, 경기를 운영하는 방식은 놀라웠다. 정말 놀라웠다. 매우 높은 수준의 경기 운영 능력을 한국 팀이 보여 줬다”며 서슴 없이 칭찬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우리는 먼저 득점한 후에 움직임이 멈춰 버렸다. 그 후에 모든 면에서 한국이 경기를 이끌었다.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한국이 완전히 경기를 장악했다. 두 팀을 비교하는 게 안 될 정도로 한국이 강한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싸웠다. 한국은 정말 훌륭했다”며 “수준이 매우 높았다. 힘, 순발력, 기술, 개인 운영 능력. 모든 면에서 일본을 크게 웃돌고 있었다. 한국을 칭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팀이 정예멤버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일본은 이번 대회에 소집 못한 선수가 11명 정도 된다”며 “하지만 그 선수들이 있었다고 해도 오늘의 한국을 이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라며 완패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베스트 멤버로 출전해도 오늘의 한국에 이겼을까? 결과는 모르겠다. 오늘 한국의 플레이를 보면 손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을 여러분도 보셔서 아실 것이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국팀에 대해 “힘찬 경기 운영, 모든 선수들의 기량이 매우 뛰어났다. 한국 선수들이 정말 인상 깊었다. 기술도, 볼 컨트롤 능력도 훌륭했다. 일본 전에 아주 의욕적이었다”고 칭찬 세례를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부임한 후 가장 큰 패배였다.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대회였다. 일본 축구의 현황을 여러분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직시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는지 난 알고 있다. 오늘과 같은 경기로 많은 교훈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난 많은 것을 보고 파악하고 있다”며 극찬을 마무리했다.

이 신문은 '이번 대회에는 유럽파가 출전하지 않아 순수 국내파로 구성했다면서 국내파에게는 마지막 홍보 기회였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도 유럽파가 없었다. 일본이 불안감을 안고 월드컵 대회를 맞는다'고 지적했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프랑스리그 파리생제르망FC 감독,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감독, 알제리 대표팀 감독 등을 맡는 등 세계적 명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알제리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만나 4-2로 완승한 경험이 있다. 한국팀의 이번 한일전 4-1 대승은 한일전 승리일뿐 아니라 4년여전 한국팀에 쓰라린 패배를 안긴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리턴매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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