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며 19일 불출석한 가운데, 최순실(61)씨가 자신을 ‘오토 웜비어’에 빗대며 구속 재판의 고통을 호소했다.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나 6일 만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이다.

오늘(19일) 법정에서는 최순실 씨까지 나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에 대해 발언하며 코 앞으로 다가온 자신의 구속 만기가 연장될 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최 씨는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든 상태라며 박 전 대통령보다 먼저 선고해달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공소 사실이 많아 심리가 오래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최순실 씨는 오늘 재판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검찰 초유의 비리와 충성 경쟁하는 수사방법이 악의적이다. 정신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재판이 늦어지면서 삶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 약으로 버티고 있다. 고문이 있었다면 웜비어처럼 사망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검찰이 6∼7개월간 외부인 접견을 막고, 화장실도 다 열려있는 1평 남짓한 방에 CCTV를 설치해 저를 감시하고 있다”며 “이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1년여 간 재판에 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지난 17일 미국 CNN방송을 통해 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또한 최씨는 딸 정유라(21)씨가 지난 7월 법정에 돌연 출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새벽에 제 딸을 남자 조사관이 데려간 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비난도 했다.

최씨는 다음달 19일에 2차 구속영장 기간이 끝나지만 아직 선고는 이뤄지지 않아 추가 영장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의 추가 구속 영장 요구는 갑질이나 횡포"라면서 최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에 앞서 선고를 내려달라는 의사를 내비췄다.

이 변호사는 “인간으로서 견뎌내기 어려운 정도의 살인적인 재판을 소화하고 있다”며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변호인단은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일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처럼) 사임하는 게 옳다는 강력한 주장이 있었다”면서도 재판부를 의식한 듯 “재판장님이 보여준 성실함과 인내심, 법조계에서의 평판을 믿고 변론에 적극 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씨의 공소사실과 수사기록이 많아 심리가 오래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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